사진과 여행/미주2008/06/09 15:06

예전에 한번 포스팅한적이 있는데 미국 건축가 협회 (AIA:The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 150주년을 기념하여 진행중인 America's Favorite Architecture 웹사이트 에서 150가지의 건축물을 투표한 결과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이 1위를 차지했다. 크라이슬러 빌딩은 9위인데, 순위를 자세히 보면 2~8위는 백악관, 성당, 금문교, 기념관등이라서 빌딩 순위로만 놓고 보면 1위가 엠파이어 스테이츠, 2위가 크라이슬러 빌딩되겠다. 막상 미국에서 제일 높은 빌딩인 시카고의 Sears Tower는  42위로 순위권 밖이고.

Sears Tower  DSC_2340 
시카고의 Sears Tower (좌) 와 뉴욕의 empire states 빌딩 (우)

왜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이 그렇게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전망대에서 나눠준 안내문을 꼼꼼이 읽어보니 이게 대단한 건물이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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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현재 World's Tallest Buildings 을 찾아보면  Top 10 빌딩중에 2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시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두개가 미국의 시어스타워와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으로 각각 3위와 8위에 랭크되어 있음.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시간을 1990년 이전으로 돌리면 남아있는 빌딩이 시어스타워(1974)와 엠파이어스테이츠(1931) 밖에 없다는 것. 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1990년 이후에 세워진 빌딩들이다. 특히 엠파이어스테이츠 빌딩은 그야 말로 10대 얼라들 틈에 끼여있는 80세 할아버지인 셈. 여기서 감이 좀 잡히는데 즉,  지금은 없는 World trade center가 세워지기 전까지 무려 41년동안 세계최고 빌딩의 자리를 차지했었다. 바로 전의 크라이슬러 빌딩은 1년밖에 못해먹은 세계최고 자리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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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에서 본 크라이슬러 빌딩 (1930)

크라이슬러 빌딩이 완공될 당시의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크라이슬러 빌딩이 완성되어 갈쯤에 , 40 Wall Street의 빌딩이 같이 올라가고 있었는데 크라이슬러 빌딩을 세계최고 빌딩으로 만들기 위해 첨탑을 옥상에 숨겨놓고 완공한 척 했다가 월가의 빌딩이 완공되자 준비해뒀던 첨탑을 올려서 낼름 세계 최고 빌딩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불쌍한 월가 빌딩은 세계최고층이란 명성을 1930년 4월부터 5월까지 꼴랑 한달간만 차지하고 얍실한 크라이슬러에게 물려줌.

그럼 잠깐만, 기왕 첨탑 숨겨뒀다가 올릴거, 기왕이면 1년동안 더 숨겨두었다가 그 다음해 엠파이어스테이츠 빌딩이 완공된후  약간만 더 높게 세웠으면 될거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이유가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은 불과 13.5개월만에 완공되었기 때문. 건물 올라갈 자리만 보고는 그렇게 높게 올라갈줄 몰랐던 게지. 지금의 기술로도 381m의 건물을 1년만에 완공하는 것은 힘들다고 한다. 더우기 허허 벌판에 공사를 한게 아니라 그때나 지금이나 교통지옥인 맨하탄 한복판에는 공사자재를 쌓아둘데가 없다. 그래서 자재를 실은 트럭이 공사판에 도착할 시간에 맞춰서 그 자재를 바로 사용해버리는 놀라운 타이밍 계산까지 해서 평균 일주일에 4.5층씩 착착착 ... 그걸 77년전에 해냈으니 정말 대단한 빌딩일 수 밖에.

수십년간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의 그늘에 가려진 크라이슬러빌딩... 왠지 꽁수 써가면서 1위할려고 안달하지만 항상 천재 주인공의 벽에 가려 만년 2인자밖에 못하는 드라마의 조연 같은 느낌이 들면서 좀 측은해 졌다.

Posted by 진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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